계속해서 비가 오기에 미국에 온 후 대부분의 시간을 집안에서 보낼 수 밖에 없었으나, 12월 31일, 2004년의 마지막 날은 큰아들이 액세사리 부착관계로 딜러에게 맡겨둔 자동차를 픽업하러 아침 일찍 우중을 드라이브하여 산타모니카로. 2년 전부터 갖고 싶어하던 차인 Subaru WRX인데, 우여곡절 끝에 타고 다니던 Honda Prelude SH와 교환하여 며칠 전 새차로 구입해 주었다. 4 Wheel Drive이며 Turbo라서 힘이 강한데, 내 경제력으로 좀 무리…
식구들 모두 아침도 못먹고 점심시간이 가까워져서 집에서 작은 아들을 픽업하여 코리아타운의 중화요리집인 ‘신북경’으로 가다. 크리스마스날 사람이 너무 많아 다른 곳으로 갔다고 했더니, 매니저가 ‘알았으면 어떻게든 자리를 빨리 마련해 드렸을 텐데요’. 튀김새우, 볶은새우, 청파소고기, 닭나조기, 군만두 2개를 시킴. 한국에 비하여 양이 훨씬 많은 편이지만, 아이들이 장성한 탓에 이 정도는 시켜야 요기가 되고…
점심 후 글렌데일에 있는 대형 책방인 ‘Barns and Nobles’로 가다. 이 책방은 체인점들이 한 도시에 한두개 씩은 있는 유명한 곳으로 각종 서적, 매거진, 참고서, 그림책, 엽서들을 팔뿐만 아니라 그 안에 괜찮은 커피숍이 있어, 난 미국에 갈 때마다 한두번씩 들러 책도 사고 커피도 마시는 곳이다. 나는 요즈음 연구 중인 ‘도심수변공간개발’에 참고할 서적 몇 권을, 아이들은 자기들의 전공과 관련된 싸이언스와 바이올로지 관련 책들을 몇 권 샀다. 물론 네 식구가 같이 커피도 마시고.
오후 8시에는 동양선교교회 송구영신예배에 참석하고, 9시반 집에 오면서 그로서리에 들러 파이 등 먹을 것과 반값세일을 하는 꽤 기능 좋은 커피메이커를 하나 구입하다. 파이를 먹으며 커피를 마시며 올해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다. 뉴욕은 4시간 차이가 나므로 이미 새해. 한국은 17시간 차이가 나므로 이미 설날 오후. 2004년을 보내고 새로 맞는 2005년. 식구 모두가 한자리에서 포부에 찬 새해를 맞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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