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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 재현 방안

구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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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방주 재현 방안

구 자 문 한동대 명예교수

꽤 오래전인 1980년대 초중반경에 친구부부들과 아이오아주 에임스에서 오클라호마주 툴사까지 운전해간 적이 있었다. 목적지는 그곳에 위치한 오럴 로버츠 대학교(Oral Roberts Univ.)였다. 그곳에 있는 유명한 ‘힐링 핸드'(기도하는 손) 조각상을 보러 간 것이었는데, 이는 레너드 맥머리(Leonard McMurry)가 만든 높이 18미터에 무게 30톤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 조각상 중 하나였다. 이는 거대한 두 손이 하늘을 향해 맞닿아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하여 미국의 대표적인 기독교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그때 느꼈던 경외로움을 지금도 기억한다. 필자의 직장인 포항의 대학에도 이러한 조각이 자리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후 LA에 머물 때, 6.25 참전용사이신 한 은퇴 목사님은 성경에 나오는 식물들을 키워보려 애쓰고 계셨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종려나무, 겨자씨나무,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천사의 나팔꽃 등인데, 필자도 이분의 코치에 따라 LA집에 이를 심어 가꾸기도 했었다. 종려나무 씨를 발아시켜 보기도 했고, 목사님과 남 캘리포니아 사막지대 종려나무 농장에 다녀오기도 했었다. 겨자씨나무도 ‘그게 맞느냐는 다툼’속에서도 포항의 아파트 발코니에서 눈에 보일듯말듯한 작은 씨를 2미터 높이로 키워보기도 했었다. 물론 포도나무는 LA집에서 30년 이상 키워 그 굵고 긴 줄기가 지금도 많은 열매를 맺고 있다.

그 이후에 또 하나의 관심 사항은 노아의 방주였다. 그 당시 두란노서원 원장이자 본교 행정부총장이시던 오장로님과 나눈 많은 이야기 중 하나가 노아의 방주 건설이었다. 이분은 실제크기의 노아의 방주를 건설하되, 우리나라에는 큰 나무가 없으므로 캐나다에서 큰 전나무를 수입하여 실제크기로 재현해 보자는 것이었다. 필자는 이 건축물을 캠퍼스 남측 골짜기 건너 언덕에 배치하여 멀리서 보면 물위에 두둥실 뜬 것 같아 보이게 하며, 그 안에 박물관, 기념관, 호텔, 학생활동 공간 등 많은 것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하자고 했다. 이는 하늘에서 보아도 거대한 랜드마크로서 학교는 물론이고 지역사회를 브랜드하여 많은 방문객을 이끌 것으로 보았다. 역사적으로 노아의 방주가 지어지게 된 이유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인류가 번성하면서 세상에 죄악과 포악함이 가득 차고 사람들의 생각이 항상 악했기에,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온 땅을 물로 심판하여 정화하기로 결정하셨는데, 다만 당대에 의롭고 흠이 없었던 ‘노아’의 가족에게 방주를 만들어 심판을 피할 기회를 주셨으며, 그 결과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지하의 깊은 샘들이 터져 온 지구가 물에 잠겼는데, 방주에 타지 못한 육지의 모든 생명체는 멸절되었으며, 홍수가 그친 후 오직 노아의 여덟 가족과 방주에 탄 동물들만이 살아남아 인류와 생태계의 새로운 조상이 되었다.” 성경 창세기 6장에 기록된 방주의 크기는 고대 단위 ‘규빗(성인 팔꿈치부터 손가락 끝까지, 약 45~50cm)’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길이 300큐빗(135~150m), 넓이 300큐빗(22~25m), 높이 30큐빗(13~15m)이다. 이는 거대한 직사각형 상자 형태였는데, 상중하 3층 구조로 나뉘어 있었다.

미국 켄터키주 윌리엄스타운에는 창세기에 기술된 노아의 방주 실제 크기를 그대로 고증하여 지은 아크 인카운터(Ark Encounter) 테마파크가 있다. 이 방주는 7층 건물 높이에 축구장 1.5배 면적을 지니며, 세계 최대의 목재 골조 건축물로 꼽힌다. 패트릭 마쉬(Patrick Marsh)는 아크 인카운터의 전체적인 비주얼과 내부 전시를 총괄 디자인한 예술 감독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며, 대표 건축가/총괄 엔지니어는 르로이 트로이어(LeRoy Troyer)인데, 세계 최대 규모의 목재 골조 구조물을 안전하게 지탱할 수 있도록 구조설계를 하고 시공을 총괄했다.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Dordrecht)의 ‘요한의 방주’는 건축가 요한 휘버스(Johan Huibers)가 꿈에서 네덜란드가 홍수에 잠기는 것을 본 후 실물 크기의 방주를 직접 제작했다. 성경 기록에 따라 나무로 약 7년에 걸쳐 완성했으며, 내부에 수많은 동물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방주 형태 건축물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자리한 방주교회이다.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재일동포 이타미 준(한국명 유동룡)이 설계하여 2009년에 완공되었다. 우연한 기회에 이를 조우한 필자는 크게 감동한 바 있는데, 이 건물의 앞부분이 날카로운 배의 앞머리를 닮았으며, 건물을 빙 둘러싸고 있는 인공 수조 덕분에 마치 배가 물 위에 둥둥 떠서 파도를 헤치고 나가는 듯한 착각을 준다. 금속 조각으로 이루어진 지붕은 제주의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빛을 반사하여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타미 준은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새겨 넣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대공원의 상징인 높이 82m의 경주타워를 설계한 분이기도 하다.

만일 우리가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다면 두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실제크기 그대로 고증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타미 준의 방주교회 같이 크기는 작더라도 그 분위기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자연의 형태(나무, 산, 물, 혹은 기도하는 손과 같은 인간의 근원적 몸짓)를 직접적으로 모방하기보다, 기하학적으로 추상화하며 특정한 메시지나 감정, 혹은 상징을 강렬하고 역동적인 형태로 표현하는 유기적 건축/표현주의 건축이 될 것이다. 이러한 디자인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rank Lloyd Wright)가 설계한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유니테리안 교회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하늘을 향해 뾰족하게 솟아오른 거대한 구리 지붕과 전면의 유리창 구조가 마치 ‘기도하기 위해 두 손을 모은 형태’를 연상시키며, 자연과 건축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유기적 건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한동대에 노아의 방주가 건설된다면, 원래의 방주와 같은 크기와 재질로 지어질 수도 있고, 그 분위기를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건축작품일 수도 있다고 본다. 두 가지 모두 큰 가치를 지니고 사람을 감동시키고 지역을 브랜드할 수 있다고 본다.

영남경제 2026년 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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